아름다운글

바보처럼 눈물이 납니다

우리유황오리 2009. 9. 26. 20:00

바보처럼 눈물이 납니다/ 고운비  
발그레하게 수줍음 태워 
아랫입술 꼬옥 깨물어 
살며시 열어보는
그대가 보낸 가을 편지
붉은 꽃잎 우표 
행여 떨어질까 
그대 향기 날아갈까
바르르 떨리는 손 끝
하얀 손 가락 사이로 
쏟아져나오는 그리웁다는 말
이런
바보처럼 
울컹 눈물이 납니다
작은 입술 피멍이 들도록
꼬옥 깨물어 
꾸욱 삼키지만 
바보처럼 눈물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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