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

누가 알았나

우리유황오리 2011. 5. 2. 15:02

 

누가 알았나


                             다듬이소리


돼지 똥구멍에 철로 못 찔럿더니
온동네 배추밭을 다 뭉그려놔서
며칠인지 배추국만 죽도록 먹었었다


누가 알았나 돼지가 그리 잘뛸줄

  

뒷 집 변소 뒤에서 불장난 하다
불 붙어서 똥푸느라 혼났던 날


누가 알았나 그 속에 사람 있을줄

  

깨 밭에서 숨기놀이
살금살금 다가가서 확 밀었더니
누가 알았나


옆 집 누나 똥 누는 줄을

  

고기 잡다 연못에 빠져 신발 옷 다잃고
몰래 마루밑서 울다 잠이 들었지


누가 알았나 그리 추울줄

 


깨어보니 따뜻한 방

이제야 알겠네
내 부모 사랑이 이리 컷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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