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

검정고무신

우리유황오리 2012. 2. 1. 13:07

 

 

 

 고무신           

               

           최학순

 

  흙 한줌 털어낸 고무신을 가지런히 놓고
  비 방울 한톨반톨 밭아내어
  님 거울될까 모았더니 조그만 구멍난줄 몰랏네

 

  여 남은 손가락 빙빙돌려 밭이랑 가고 산이랑가면
  소쩍이 낮인지 밤인지 구별을 안하고 울고
  온동네 울려 퍼지던 다듬이소리 귓가에 맴돌고

 

  시름없이 다녀온 길 도랑마다 발을 담구어
  간지르는 물풀될가 흐르는 물결 될까

  흑돌백돌 구르다  멈추어 서면 가랑잎은

    제 떠내려 갈줄모르고


  하늘하늘 구름만 불러 모으지

  베시시 웃다가 바람만 쉬다가네
  추억처럼 걸린 내 마음이 놓여진

  다듬이돌 위 검정 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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