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초벌 적과 8일 하고 비와서 하루 쉬고
쉬는날은 광주친구집에 가서 홏오리 해 줘서 맛나게 먹어주구요
시골은 비 오는날이 공치는 날이라고 비 와야 쉰답니다 ㅎ
그리고 동네 언니가 복숭아 초벌적과 하고 2차솎음은 조금 자라서 안 좋은복숭아 잘 보일때 하자하고
다시 배 밭으로 아주 좋은배만 골라 잡아서 봉지 씌워야 할곳에 잘 모셔두는일 하고 왔답니다
벌써부터 쪼매 지치려하네요 ㅎㅎㅎ우짤까요 힘 내야겠지요
시골에 일손이 없어 동당거리시는데 도와주면 참 고마워 하시고 돈도 주시고 ㅎㅎ
그래서 다시 힘내자 하고 아침을 열고 또 하루가 가고 있네요
비오면 또 친구가 광주에 오라고 하네요 맛난거 사 준다꼬 ㅎㅎ 뭐 사줄까 ? 호호호호
물소리 한 줄기 흘러서 갈까?
시현/이 종주
분주한 발걸음 걸음마다 헤집어
한 낮 두 시 졸리운 언덕길 오르네.
이따금 귓 볼을 스치는 바람이나
찰랑대며 흔들리는 세월의 물결도
머무르고 흐르기를 거듭하는 기억속에서
나는 풀잎위 바람을 흔들고 서있겠거니
아쉬움이 어쩌면 아름다울 수 있었으리.
모래톱 켜켜이 쌓여
지워진 오늘,오늘 그리고 오늘
나도 하얀 도화지 위에서
빛 바래가며 까맣게 타들고 있더라.
그리움과 기다림도 그렇게 나이를 먹고
산다는 게 슬픈 것인지
살아간다는게 슬픈 것인지
나이를 먹어가도 나는 잘 모르지만
이따금씩 부는 바람에 쓰는 엽편은
어깨를 들썩이며 잘도 구르더라.
그냥 그렇게 살아 중얼중얼,
중얼중얼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버겁기만 한 짐을 벗어놓으면
내 가슴 어느 한 켠으로
시원한 물소리 한줄기 흘러서 갈까?
나는 지금 바쁜가?
나는 지금 바쁜척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