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아지매
다듬이소리
쉬엄쉬엄 하란다
해는 중천에 잠시 머물텐데
저이는 담배만 피고 아 덥다 세월만 부채질하지
고만고만 하란다
오리는 하 많고 밥달라 종일을 괙꽥 대는데
저이는 깨밭 푸성귀로 입맛을 다시고
대낮 한잔술에 가락타령 흥얼거리더니
걸친 웃옷 벗어던지고 이리 오라 웃고있다
뾰루퉁 나온 입에서 좋은 소리 나올까 흘켰더니
어디보자 요놈의 입 오리 주둥이 됨 어쩌노
쪼옥~
어디보자 오리 닮은 엉덩이 오리가 큰가 님자가 큰가
처얼썩~
빨래줄 고추 잠자리 뱅뱅돌고
햇살은 장독대에 졸고
남은 매미 악 쓰며 온동네 소문 다 내더라
오리 주둥이가 됐단다
오리 궁둥이가 됐단다
하하하 호호호
남원골 우리유황오리 앞마당 익어가는 사랑이야기 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