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다듬이소리
강변자락 안개는 제 부끄러운 모습
감추려 애쓰고 산 등선 타고
나는 구름은 그 모습 벗기려 애쓰고
아름아름 구부러진
끝 없는 도랑길 옆 두엄더미
모락모락 아지랑인양 피어나
온갖 풍경이 칠해져 어우러진
그 속에 뛰어놀던 세월은
고랑으로 남아 쉼 없이 밭을 갈지
지나온 삶이 길가 풀을 쳐대고
박 넝쿨 휘감아 오르던 인생계단
학교마당 종소리 가득했던
서울 아지매 치마자락에
잠 들던 바람과 함께
예쁜 강아지 꼬리를 흔들며 먼저와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