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빗자루
다듬이소리
가을이 소리없이 지나고 있어요
찬바람 옷깃을 여미면 은행잎
제 몸을 부르르 떨며
한 웅큼 세월 부스러기를 떼어내고
도시나 시골이나 색색의 단풍으로 치장 합니다
아름다운 단풍은
앞선 계절의 수 없는 비 바람과 따스한 햇볕을 이겨내던
아픔과 고통의 눈물 이래요
찢기움과 피 베임의 상처가 단풍으로 타 버리면
하얀 어루만짐으로 덮어주는 겨울이 오겠지요
산다는것은 계절을 바꾸어
초록과 단풍의 변화를 바라보는 일 입니다
오늘 또 주위에 일어나는 일들이
가슴 아픈 이별도 어려운 삶의 현장도 있고 화 나는 일도 있지만
또 묻어 놓은 고통과 눈물도 있지만
떨어져 어지럽혀진 길을 쓸며 누군가 깨끗한 그 자욱을 따라 걷길
자그만 빗자루를 들어 봅시다
사랑의 길을 만들어 놓고 지나는 신발들을 바라보지 않으실래요
쓸어 놓은 길에 사랑의 발자욱이 찍히면
누군가 그랬지요 같은곳을 바라보는 동행의 눈동자에 사랑의 샘이 솟는다구 말이죠
누군가의 조그만 나눔에 작은 단풍잎이 쌓여 큰 사랑의 길을 가두어
그대들 앞에 놓입니다
이 한해가 다 가기전
그대 보다 더 아프고 더 눈물 흘리는 이들을 위해
가슴에 쌓아놓은 사랑의 보따리를 풀어 보시지 않으실래요
작은 빗자루를 들고 그 길을 쓸어 보시지 않으실래요
그대 마음에 기쁨이 함께 넘칠때까지..